2007년 12월 27일 목요일

나이와 온색

어렸을 적, 정확히 말하면 남동생 둘을 거느린(?) 씩씩한 맏누나로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에 익숙하다고 자각할 무렵, 분홍색, 빨간색, 보라색 등의 따뜻한 색은 작고 귀여운 여자아이들의 색이라 나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여겼다. 선머슴 같고, 덜렁거리고-. 그래서 주로 푸른색, 녹색, 검은색 등 차갑고 딱딱한 색에 먼저 손이 갔고, '전형적인 여자아이 색'은 의식적으로 피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막상 입거나 걸쳐서 나에게 어울리는 건 따뜻한 색이었다. 검정 더플코트에 엿보이던 빨간 안감, 꼈을 때 귀엽던 빨간 장갑부터 언뜻 떠오른다.

그래서 이제는 날도 춥고, 나이도 먹었고 하니 거침없이 따땃한 색에 대한 선호도를 키우고, 걸쳐 입을 수만 있으면 가리지 않고 사양치 않고 사들이기로 하였다. 그 일환으로, 크리스마스 선물로 에코가 mp3p를 주겠다고 하여 ipod shuffle 신형을 찍고 나서 색을 고를 때도 가장 위의 바이올렛 보라색으로 결정~ 원래 좋아하던 색깔은 저 아래에서 1, 3번째의 파랑색-녹색 계열임은 틀림없으나, 이번에 고른 것도 전혀 후회없이 마음에 든다.


앞으로는 더욱 많은 색깔을 자유롭게 그때그때 땡기는 대로 골라야지. 분홍이건 파랑이건!

댓글 2개:

  1. Chubby하다고 무채색 계통을 입어야 날씬해 보인다고 해서 색있는 옷을 거의 못입었수다 나는. 그래서 그랬는지 미국와서 주위에서 잔소리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분홍색, 노랑색, 연두색, 하늘색 - 뚱뚱해 보이면 어때, 난 이런 색이 조아 - 모드로 좀 심각하게 비껴 나갔었지....

    우웅 근데 여전히 분홍색/빨간색/갈색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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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싱봉 - 2007/12/30 16:36
    나도 사실 그런 이유가 지대했지요~

    심각하게 비껴 나가는 건 아닌데, 요즘은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이 들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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